연극) 닭쿠우스

 

닭쿠우수는 에쿠우스를 원작으로 각색된 작품으로 충청도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닭쿠우스는 에쿠우스의 장면과 인물의 큰 틀은 가지고 가면서 패러디한 이야기로 대본대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게 아닌, 역할놀이를 통해 연극은 진행된다. 에쿠우스는 말 6마리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른 알런의 정신분열을 정신과 의사인 다이사트와의 상담을 통해서 말의 눈을 찌른 알런의 내면을 중심적으로 보여주지만, 닭쿠우스는 극중 인물 알란이 양계장 닭 6마리의 눈을 찌르고 오직 너게트라는 닭만을 사랑하며 닭을 숭배하게 된 알란으로 조금 틀어서 보여준다.

인물들의 이름 또한, 알을 깨고 일어서는 닭들의 닭 닭쿠우스를 숭배한다고 해서 알란으로 하고, 싸움을 다이다이로 붙은 과거로 인해 의사는 다이다이 박사로 칭한다. 이처럼 조금씩 변형하여 또 다른 웃음 코드를 만들기도 하였다. 여기서 장소와 이름, 소재(말/닭) 뿐만 아니라 원작과 큰 차이점 몇 가지를 찾아 볼 수 있다.

에쿠우스는 소년을 중심으로 말의 눈을 찌른 정신분열에 대해 분석하지만, 닭쿠우수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불안전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다. (복장도착증환자인 아빠, 이단종교를 숭배하는 광신도 엄마, 양계장을 불법관리를 모르는 척하는 공무원등)이야기는 메리조이나를 통해서 양계장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인물들의 욕망과, 그 욕망의 한계에 대해 보여주고, 결국, 다이다이를 통해서 인간의 나약함까지 보여준다.

에쿠우스는 다이사트를 통해서 알런의 내면을 뒤집는다면, 닭쿠우스는 불안전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 인물은 알란뿐만이 아닌, 원작에서는 무신론자인 아버지가 성도착증 환자로 보여지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는 이단종교에 빠져 정신분열을 가지고 있듯이 다른 인물들도 불안전한 모습들을 통해 에쿠우스와 다른 인물 설정들이 나타난다.

또한, 닭쿠우스에 주목해 봐야 하는 것은, 치킨집 들의 역사를 외우고 있으면 닭 뼈 조차도 소중하게 간직하며 꿈에서도 닭의 알을 품어 닭들의 닭, ‘닭쿠우스’를 숭배하고 있는 알란의 행동들을 통해 무겁지만 무겁지 않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닭쿠우스는 무대라는 환상 속에서 살지만 현실에서 살고 있고, 현실에 살고 있지만 안주하지 못하고 무대라는 환상 속에 다시 들어가고 싶어 하는 배우들을 통해서 인간들의 불안정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마지막 장면, 알런이 닭의 투구를 쓰고 다이다이 박사를 포옹함으로써 다이다이 박사는 결국 인간의 욕망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쿠우스에서는 다이사트의 입장을 통해서 알런의 행동이 내면의 결핍과 정신분열의 원인을 알고, 종교적 시선과, 욕망을 마주하게 한다. 하지만 닭쿠우스는 다이다이의 무기력함과 욕망그리고 내면적 결핍을 알런의 포용을 통해서 닭쿠우스의 다이다이는 결국에 에쿠우스의 알런이고, 알란은 에쿠우스의 다이사트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으며, 결국 치료의 대상은 알란이 아닌 다이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